Part 1 · Ch.03 판교
판교라는 자리는 — 회사가 — 한국의 어른의 자리에 — 한 번 — 자기 책상을 — 갖다 놓는 — 첫 — 자리이다.
2018.10.[XX] / 08:47 / 판교 본진, 새 사옥 첫 날
판교 본진의 — 어느 빌딩의 — 6층과 7층, 두 층이 — 그날부터 — 회사의 — 새 사옥이었다.
100명. 정확히는 — 96명. 다음 달까지 — 100명이 — 채워질 — 시점이었다.
8시 47분, 나는 — 새 사옥의 — 1층 로비에 — 처음으로 — 들어갔다.
로비의 — 한쪽 벽에, 빌딩의 — 입주 회사 명단이 — 붙어 있었다.
6F-7F : 주식회사 구름
그 한 줄을, 한참을 — 들여다봤다.
판교 본진 안의 한 빌딩의 — 한쪽 벽에, 주식회사 구름 이라는 — 다섯 글자가, 어느 다른 회사들의 — 다섯 글자, 일곱 글자, 열 글자, 옆에 — 한 줄로 — 같이 — 적혀 있었다.
이 한 줄이, 그 8시 47분의 — 1층 로비에서, 회사가 — 어느 한 가지의 — 어른의 자리에 — 자기 이름을 — 처음으로 — 갖다 놓은 — 한 가지의 — 정직한 — 표시였다.
5년 7개월 전, 산학협력관 201호의 — 그 호실 문 옆에, 주식회사 구름 이라는 — 다섯 글자가 — 처음으로 — 한 종이의 — 한 줄로 — 붙던 자리에서, 그 자리의 나는 — 5년 7개월 뒤 — 같은 다섯 글자가, 판교 본진 빌딩의 — 어른의 자리에 — 한 줄로 — 붙게 될 거라는 사실을 — 한 번도 미리 — 떠올리지 못했다.
같은 다섯 글자가 — 5년 7개월 사이에, 두 가지의 — 매우 다른 — 자리에서, 두 번 — 자기 자리를 — 가지게 됐다.
이 두 자리 사이의 — 5년 7개월의 — 한 가닥의 — 시간을, 그 1층 로비에서 — 한 번 — 정직하게 — 자기 안에 — 자리 잡게 했다.
엘리베이터를 — 6층에서 — 한 번, 7층에서 — 한 번 — 더 — 눌러 보았다.
6층은 — 엔지니어링 / 디자인 / 제품 팀.
7층은 — 영업 / 마케팅 / 운영 / 인사 / 재무 / 대표실.
대표실이라는 단어가 — 회사 안에서, 그날 처음으로 — 자기 자리를 — 가지게 됐다.
7층의 — 한쪽 구석에, 대표실 이라는 작은 푯말이 붙은 — 작은 방이 — 하나 있었다. 5평이 — 약간 안 되는 정도. 책상 한 개, 의자 한 개, 작은 회의 테이블 한 개. 창문 한 개.
내가 그 방에 — 처음으로 — 한 번 — 들어가 봤다.
대표실에 — 처음으로 — 자기 책상을 — 한 번 — 만지면서, 자기 안에서 — 한 가지를 — 짧게 — 받아 들였다.
회사가 — 5년 7개월 동안, 한 사람의 책상에서 — 100명의 책상으로 — 자라났다는 사실을, 그 100명 중에서 — 한 사람만이 — 대표실 이라는 — 한 가지의 — 따로 — 자기 자리를 — 가지게 됐다는 사실로, 그 자리에서 — 정직하게 — 받아 들였다.
따로 자기 자리를 가진다는 것은 — 어른의 자리에서, 한 가지의 — 무게를 — 자기 책상에서 — 가져가야 한다는 — 의미였다.
그 무게의 — 한 가지의 — 첫 한 줄이, 그 첫 출근의 — 8시 47분에, 대표실 이라는 — 작은 푯말의 — 한 옆에서, 자기 자신에게 — 새로 — 시작됐다.
2018.10.[XX] / 09:30 / 7층 대회의실
전사 회의가 — 9시 30분에 — 시작됐다.
판교에 — 한 번 — 자기 사옥을 가지게 된 회사의 — 어느 자리에서, 한 가지의 — 매우 — 미세한 — 한 가지의 — 결의 — 변화가, 그 첫 회의실의 — 한 마디 한 마디 위에서 — 자기 자리를 — 가지기 시작했다.
회사 안의 — 어느 매니저의 — 첫 한 마디가 — 한 번 — 흘러 나왔다.
"…이번 분기 — OKR 한 번 — 얼라인 하고 — 가시죠."
다른 한 매니저가, 짧게 — 한 마디를 보탰다.
"…R&R 어떻게 — 가져가실 거예요?"
또 다른 한 매니저.
"…그 부분은 — 드라이브 좀 — 걸어주세요. EOD 까지 — 팔로업 부탁드립니다."
이 짧은 세 마디 안에, 한국어와 — 영어가 — 한 자리에서 — 매주 한 번씩 — 자기 자리를 — 바꿔 가는 — 한 가지의 — 새 문법이, 한 번 — 자기 자리를 — 가져 오고 있었다.
지금 와서 돌이켜보면, 이 문법의 — 한 가지의 — 이름은, 판교어 또는 판교 사투리 였다. 한국의 — 어느 한 자리에서, 자기 자리를 — 판교 에 — 한 번 — 가져 오게 된 — 한 가지의 — 결의 — 회사들의, 한 가지의 — 공통의 — 새 — 매주 단위의 — 어른의 — 문법.
회사를 만든 사람으로서, 나는 — 이 문법을 — 자기 자리에서 — 한 번 — 정직하게 — 받아 들이는 — 한 자리에 — 들어가 있었다. 얼라인, 드라이브, 팔로업, R&R, OKR, EOD, 이슈, 액션 아이템, 오너십, 디시전, 얼라인먼트, 베스트 프랙티스, 피드백 사이클, 스프린트, 데일리, 회고, 베리지, 바이어블, 마이그레이션, 디플로이, 임플레먼테이션, 리드타임, 플로우, 시너지, 논의, 얼라인 — 한국어와 영어가, 자기 자리에서 — 매주 한 번씩 — 새로 — 섞이는 — 한 가지의 — 어른의 — 자리.
이 자리에서, 회사가 — 한 번 더 — 어른이 되어 가고 있었다.
7층의 대회의실에 — 96명이 모였다. 의자가 — 96개. 한 개도 — 부족하지 않았다. 학교 인근 작은 오피스의 — 28명이 모이던 회의실에서, 의자가 절반은 부족하던 — 한 시점으로부터 — 1년 5개월. 회사 안에서, 의자가 부족한 자리는 — 더 이상 — 없었다.
의자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은 — 회사가 어른이 되어 가는 한 가지의 — 외부의 표시였다.
내가 — 회의를 — 시작했다.
"…여러분."
"…네."
"…판교 — 입성 축하드립니다."
박수가 — 한 번 — 길게 — 났다.
박수의 길이가 — 1년 5개월 전의 — 학교 인근 오피스에서의 박수의 길이보다 — 두 배쯤 — 길었다. 길이가 길다는 것이, 회사 안의 사람들이 — 그 자리에서 — 한 가지의 — 자기 자신의 — 자부심을 — 한 번 — 인정하는 — 한 가지의 — 의식이었다.
96명 중 — 내가 — 직접 — 면접을 본 사람의 수는 — 그 시점에 — 약 30명이었다.
다른 66명은, 김현화 / 이태성 / 한민웅 / 박효정 / 새 매니저들이 — 각자의 자리에서 — 면접을 본 사람들이었다.
회사 안의 직원의 — 약 70%가, 내가 — 직접 — 인사 한 번을 — 따로 나누지 않은 사람들이었다.
이 사실을, 그 첫 출근의 회의의 — 어느 한 자리에서, 자기 안에 — 한 번 — 다시 — 정직하게 자리 잡게 했다.
회의가 끝나고, 김현화가 — 잠깐 — 나에게 — 옆자리로 — 와서 — 짧게 — 한 마디를 — 했다.
"…대표님."
"…네."
"…한 가지만 — 말씀드릴게요."
"…네."
"…판교의 — 한 가지의 — 어른의 — 자리에서, 회사가 — 다음 1년 — 가장 어렵게 — 통과해야 할 — 한 가지의 — 결정이 — 한 번 — 옵니다."
"…그게 — 무엇이세요."
"…우리가 — 만들어 온 IDE 라는 — 한 가지의 — 길에서, 그 길의 — 어느 갈림길에서, 교육 이라는 — 한 가지의 — 다른 — 길을 — 우리가 — 한 번 — 더 — 가져가야 하느냐의 — 결정 — 입니다."
이 한 마디가 — 그 자리에서, 회사의 — 다음 1년의 — 가장 큰 한 가지의 — 결정의 — 첫 페이지를, 김현화가 — 나에게 — 한 번 — 미리 — 보여 준 — 자리였다.
판교의 첫 출근이 — 그 결정의 — 시작이었다.
그 결정의 자리는 — 다음 다음 화의 — 자리였다.
— Episode 2. 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