Part 1 · Ch.02 시리즈 A
회사를 만든 사람의 첫 채용은 — 어른의 자리에서 어른을 영입하는 일이 아니라, 자기와 같은 자리에서 출발할 동료의 첫 한 사람을 — 자기 옆에 앉히는 일이다.
2025.12.초 / 18:21 / 강남 어느 회의실 옆 복도
EXIT 사인이 끝난 그 오후, 사인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오는 길에, 김현화가 — 복도에서 나를 잠깐 잡았다.
"…대표님."
"…응."
"…수고하셨습니다."
"…현화도."
복도의 형광등이 한 번 깜빡였다.
그 깜빡임 너머에서, 한 가지가 — 그 자리에서 — 나에게 — 다시 — 보였다.
이 사람은 — 12년 9개월 동안 — 내 옆자리에서, 자기 자리를 — 한 번도 — 따로 — 만들어 두지 않은 사람이었다.
그 자리에 들어왔던 첫 한 날 — 2016년 2월의 어느 오후 — 이 사람은 임원 으로 들어온 게 아니었다. 이 사람은 — 한 명의 인프라 엔지니어로 — 자기 책상 한 개를 — 내 책상 옆에 — 가지고 들어와 앉았다.
9년 9개월의 시간이 — 그 한 명의 인프라 엔지니어를 — 한 회사의 COO 로 자라게 한 — 한 가지의 — 가장 정직한 — 결정의 — 누적이었다.
2016.02.15 / 09:30 / 학교 인근 작은 오피스
김현화의 첫 출근일.
그날의 사옥은, 아직 — 산학협력관 201호에서 — 학교 인근의 작은 오피스로 — 옮긴 지 — 한 달이 좀 안 된 시점이었다. 책상은 — 그 시점에 — 일곱 개. 직원은 일곱 명. 김현화의 책상이 — 여덟 번째 책상이 됐다.
그 자리에 들어오던 김현화의 첫 한 마디는 — 짧았다.
"…안녕하세요. 김현화 입니다. 잘 부탁드립니다."
"…네. 류성태 입니다. 잘 부탁드립니다."
이 짧은 인사가 끝난 자리에서, 두 사람은 — 한 가지를 — 동시에 — 자기 안에서 — 짧게 — 가늠했다.
김현화는 — 1986년 7월 4일생.
나는 — 1986년 7월 18일생.
두 사람의 나이가 — 정확히 — 같았다. 생일도 — 2주 — 차이.
같은 학교를 — 같은 학번에 — 다닌 사이는 — 아니었다. 김현화는 —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를 — 한 번 — 졸업한 다음, 어느 한 자리에서 — 한 번 — 인프라 엔지니어의 — 한 가지의 — 자리를, 자기 안에서 — 다듬어 온 친구였다.
그러나, 두 사람이 — 같은 학교의 — 같은 학과 출신이라는 사실과, 두 사람의 — 나이가 — 정확히 같다는 사실은, 그 첫 출근의 — 9시 30분의 자리에서, 한 가지의 — 짧은 — 동질감을, 자기 안에서 — 다듬어 줬다.
이 동질감이, 그 후 9년 9개월 동안, 회사 안에서 — 두 사람이 — 한 번도 — 대표와 임원 의 — 위계의 — 결로 — 마주 앉지 않게 한 — 한 가지의 — 가장 깊은 — 자세였다.
김현화가, 그 첫 출근의 — 첫 한 마디로, 책상 앞에서 — 자기 키보드를 — 한 번 — 두드리며, 한 마디를 — 보탰다.
"…대표님."
"…네."
"…저는 — 이 회사가 — 제 첫 회사예요."
"……."
"…인프라 엔지니어로 — 한 번도 — 자기 손으로 — 어느 회사의 — 어느 인프라를 — 책임져 본 적이 — 없는 — 사람입니다."
"……."
"…한 가지를 — 솔직하게 — 말씀드리면, 저는 — 이 회사의 — 어느 자리에서, 제 첫 인프라 엔지니어로서의 — 자기 자세를, 매주 한 번씩 — 새로 — 다듬어 — 가야 하는 사람이에요."
"……."
"…다만, 한 가지는 — 자기 자리에서 — 정직하게 — 약속드릴게요."
"…네."
"…제가 — 모르는 것을, 모른다고 — 솔직하게 — 매주 — 한 번씩 — 보고드리는 자세는, 저는 — 잃지 않습니다."
이 한 마디 앞에서, 나는 — 한 번 — 짧게 — 답을 못 했다.
3년 전 — 학교 앞 호프집의 — 세 번째 자리에서, 석유남이 — 자기 잔을 — 한 번 — 천천히 — 비우며 보여 준 — 부끄러움 없이 — 모른다고 — 정직하게 — 말하는 한 가지의 — 자세 가, 3년 만에, 그 1월의 — 작은 오피스의 — 여덟 번째 책상 앞에서, 한 번 — 다시 — 다른 결로, 자리하고 있었다.
석유남이 그 자세를 — 코드를 배우는 사람 의 자리에서 — 가지고 있었다면.
김현화는 — 그 자세를 — 회사를 같이 만들어 가는 사람 의 자리에서 — 처음으로 — 나에게 보여 줬다.
두 결의 — 같은 자세가, 다른 두 사람의 — 다른 두 자리에서, 자기 자리를 — 가지고 있다는 한 가지가, 그 자리의 — 회사가 — 한 가지의 — 자기 자신의 — 정체성을, 처음으로 — 한 번 — 받아 들이는 — 한 가지의 — 짧은 의식이었다.
2016.08.01 / 10:00 / 학교 인근 작은 오피스
김현화 합류 6개월 뒤 — 또 한 사람이, 같은 사옥에 — 자기 책상을 — 한 번 — 들고 왔다.
이태성.
1989년 10월 22일생. 만 26세. 숭실대학교 문화산업디자인학과 미술학사. 이 회사가 첫 회사.
그 시점까지, 우리 회사 안에서 — 디자이너 라는 단어를 — 자기 책상에 — 따로 — 들고 앉은 사람은 — 한 명도 — 없었다. 디자인은 — 그 시점까지 — 코딩하는 사람이 — 어느 시점에 — 짬을 내서 — 그렸다.
이태성이, 첫 출근의 자리에서, 자기 가방에서 — 한 가지를 — 꺼냈다. 작은 디자인 노트. 사이즈는 — A5. 표지가 — 검은색.
"…안녕하세요. 이태성입니다."
"…안녕하세요."
"…제가 — 디자이너로서, 회사 안에서 — 가장 처음 — 들고 들어온 — 한 가지가 — 이 노트입니다."
"……."
"…이 노트가, 그 시점부터, 우리 회사의 — 한 가지의 — 디자인의 — 첫 한 페이지가 — 될 거예요."
이 한 마디가, 그 8월의 — 작은 오피스에서, 우리 회사 안에서 — 디자인 이라는 단어가 — 자기 자리를 — 한 번 — 처음 — 가지게 된 — 한 가지의 — 짧은 의식이었다.
2018.01.03 / 09:30 / 학교 인근 작은 오피스
이태성 합류 1년 5개월 뒤 — 어느 1월의 첫 출근일에, 또 한 사람이 — 그 사옥의 — 어느 책상 앞에 — 한 번 — 자리를 — 가졌다.
한민웅.
1993년 3월 24일생. 만 24세. 전북대학교 소프트웨어공학과. 이 회사가 첫 회사.
이 친구가 합류한 자리는 — 정직원 이 아니었다. 개발 인턴.
그 시점 우리 회사의 — 한 가지의 — 인턴의 — 정의는, 경력 0년의 — 첫 회사로 들어오는 — 한 사람을, 자기 자리에서 — 6개월 동안 — 한 번 — 받아 주는 자리 였다.
한민웅의 — 첫 출근의 — 첫 한 마디는 — 더 짧았다.
"…안녕하세요. 한민웅입니다. 잘 부탁드립니다."
"…네. 잘 부탁드립니다."
이 짧은 인사 뒤에, 한민웅이 — 자기 책상에 — 자기 PC 를 — 한 번 — 설치했다. 그 PC 설치의 — 한 가지의, 매우 — 정확한, 매우 — 깔끔한 — 동작이, 그 자리의 — 다른 모든 직원들의 — 한 가지의 — 시선을, 한 번 — 짧게 — 끌었다.
이 친구의 — 한 가지의 — 손의 정확함이, 그 후 — 8년의 — 회사의 — 어느 자리의 — 어느 한 가지의 — 데브옵스의 — 가장 깊은 — 척추가 된다.
인턴으로 들어왔던 그 친구가, 6개월 뒤 정직원이 됐고, 2년 뒤 개발 팀장이 됐고, 그 후 VP of Engineering 으로 자랐다.
그 자람의 — 모든 자리에서, 그 친구는 — 한 번도 — 자기 자리에서 — 내가 인턴으로 들어왔다 는 한 마디를 — 자기 안에서 — 작아지게 — 만든 적이 — 없었다. 자기가 — 인턴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, 자기 자리에서 — 한 번도 — 잃지 않는 한 가지의 — 정직함이, 그 친구가 — 8년 동안 — 회사의 어느 어려운 자리에서도 — 자기 자세를 — 잃지 않은 — 한 가지의 — 가장 깊은 — 베이스였다.
세 사람 — 김현화 / 이태성 / 한민웅 — 의 — 공통점이 — 한 가지 있었다.
세 사람 모두 — 이 회사가 첫 회사 였다.
세 사람 중 — 누구도, 회사에 들어올 때 — 임원 이 — 아니었다. 인프라 엔지니어. 디자이너. 개발 인턴.
세 사람의 — 한 가지의 — 첫 직책의 — 한 가지의 — 무게가, 그 시점의 — 회사가 — 어느 자리에 — 있었는지를, 가장 정직하게 — 보여 주고 있었다.
회사는 — 그 시점에 — 임원을 영입할 자리에 있는 회사 가 — 아니었다. 회사는 — 자기 자리에서 — 처음으로 — 자기 일을 — 시작할 사람들이, 자기 자리를 — 같이 — 만들어 가는 회사 였다.
지금 와서 돌이켜보면, 회사가 — 그 시점에 — 임원을 — 영입할 — 자리에 — 있지 않았다는 한 가지가, 그 후 — 9년 9개월 동안, 회사 안에서 — 어느 한 자리의 — 어느 한 사람도 — 내가 외부에서 들어온 어른 이라는 자세로 — 한 번도 — 자기 자리에 — 앉지 않게 한 — 한 가지의 — 가장 정직한 — 베이스였다.
회사 안의 — 어느 한 사람도, 내가 이 회사를 만든 사람이다 라거나 내가 이 회사를 키운 어른이다 라는 자세로, 자기 책상 앞에 — 한 번도 — 따로 — 앉지 않았다.
세 사람의 — 첫 책상이, 자기 손으로 — 매주 한 번씩 — 자기 책상의 자리를 — 다듬어 — 가는 — 한 가지의 — 같은 결의 — 자세에서, 자기 자리를 — 가져 오고 있었다.
이 한 가지의 — 베이스가, 그 시점부터 — 9년 9개월의 — 회사의 — 한 가지의 — 가장 정직한 — 영혼의 — 형태였다.
2025.12.초 / 18:23 / 강남 어느 회의실 옆 복도(회귀)
복도에서 김현화의 얼굴을 한 번 더 봤다.
"…현화."
"…네."
"…한 가지 — 늦지만, 처음으로 — 직접 — 말씀드릴게요."
"…네."
"…2016년 2월의 그날 — 제가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매주 한 번씩 솔직하게 보고드리는 자세는 잃지 않습니다 라고 한 마디 — 기억나세요?"
"…네. 기억나요."
"…그 한 마디가 — 9년 9개월 — 우리 회사의 — 가장 깊은 — 한 가지의 — 정직함의 — 첫 페이지였어요."
"…아 — 그러셨어요."
"…고마웠어요. 9년 9개월."
김현화가 — 한 번 — 짧게 — 웃었다.
"…저도 — 한 가지 — 늦게 — 한 마디 — 처음으로 — 직접 — 드릴게요."
"……."
"…고마웠어요. 9년 9개월."
복도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.
그 정적이, 9년 9개월의, 두 동갑의 자리에서 — 처음 — 정직하게 — 같이 — 받아 든 — 한 가지의, 가장 어른의 — 짧은 의식이었다.
— Episode 3. 끝